그동안 나는 내가 숨는 사람이라고만 생각했었다. 잘 숨으려고 노력하지는 않았다.술래가 찾기 쉽게 머리도 살짝 내밀어 보고, 팔과 다리를 은글슬쩍 보여주기도 했고,혹시나 못 찾을까 봐 일부로 소리를 내어보기도 했다.하지만,내가 그렇게 찾아달라고 티를 내었는데도 술래는 나를 찾지 못했다.문득,이렇게 시간이 흘렀는데도 못 찾는 건,찾지 못한 것이 아니라,찾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혹시...설마...그동안 숨바꼭질 놀이를 나 혼자 하고 있었던 건가?그렇구나...그래서 술래가 보이지 않았던 거구나... 갑자기 창피해졌다.밖으로 내놓았던 머리와 팔과 다리를 거북이 마냥 다시 안으로 들이고, 단단한 등껍질 속 더욱 깊숙한 곳으로 몸을 숨겼다.이제는 그 누구도 나를 찾지 못할 것이다. 괜찮다.걱정해 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