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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래서, 어쩌면

사랑이 나쁜 걸까, 아니면 내가 나쁜 걸까?

by photobuntu 2025. 3. 29.

사랑은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든다.

 

  당연한 거겠지만, 나는 약속을 지키지 않거나, 거짓말을 하는 사람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남들과 다른 점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에게도 똑같이 적용했던 거라 내 스스로의 떳떳함은 있다.

  그렇게 정직하게 살려고 노력해 온  나를 부끄럽게 만드는 것이 하나 있다면, 그게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항상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든다.

 

  그녀의 손을 잡으며 "우리 영원히 함께 하자."고 했던 말을 한번도 지키지 못했고,

  그녀를 품에 안으며 속삭였던 "너만을 사랑할 거야."라는 약속도 한번도 지키지 못했으며,

  달콤한 키스를 하고 난 후 "사랑해. 언제까지나."라고 했던 말도,  그녀와 뜨거운 사랑을 나눈 뒤 "내가 널 지켜줄게."라고 했던 약속도 결국은 거짓이 되고 말았다.

 

  첫사랑이자, 끝사랑이었던 그 아이와의 만남에서도 사랑은 결국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고, 그래놓고도 자기는 잘못이 없다는 듯 시치미를 떼는 모습에 치가 떨리기도 했다.

 

  이제는 사랑이 하는 달콤한 거짓말들을 더 이상 믿지 않게 돼 버렸기에, 더는 사랑을 할 생각은 없지만, 이쯤 되고 보니 궁금해지기는 한다.

 

사랑이 나쁜 건지, 내가 나쁜 건지.

아니면...

그녀들이 나쁜 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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